일본 지진 여파로 전국 지진 공포


공포의 10분 "무너져 죽는 줄 알았다"

[조선일보 2005-03-20 13:35]

20일 오전 10시 55분쯤 일본 후쿠오카 북서쪽 45km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건물이 심하게 흔들려 대피소동이 빚어지는 등 전국이 지진 공포에 시달렸다.

지진현상은 별다른 피해없이 끝났지만 시민들은 현기증과 함께 지진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오모(29·여·부산 해운대구 좌동)씨는 “갑자기 아파트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소파에 있던 아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액자도 떨어져 아기를 꼭 안고 5분이상 공포에 떨었다”고 말했다.

김모(63·부산 남구)씨는 “아파트가 크게 흔들리면서 수족관 물이 출렁거리고 천장에 매달려 있는 전등이 10여분간 심하게 흔들리는 등 상당한 진동을 느껴 바닥에 납작 엎드려 바들바들 떨었다”며 “지진 때문에 이렇게 큰 공포를 느껴보기는 처음”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울 강동구 길동에 사는 최미경씨는 “18층 짜리 아파트에서 식사하다 식탁과 부엌에 걸어 놓은 주방기구가 심하게 흔들려 아직 심한 현기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모(34·여·경기도 화성)씨도 “아파트 16층 베란다에 서있는데 갑자기 아파트가 흔들리는 현상을 느껴 내 몸에 이상이 있는 줄 알았다”며 “주방과 거실 전등이 5분 이상 흔들려 가족들과 아파트 밖으로 도망쳤다”고 떠올렸다.

지진여파가 컸던 부산·울산·경남지역 대단위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갑작스런 지진에 깜짝 놀라 황급히 아파트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는 등 전국이 지진공포에 시달렸다.

부산 남구 용호동 M아파트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55분쯤 아파트가 심하게 흔들리자 입주민 수십여명이 아파트 밖으로 대피했으며 울산 남구 삼산동 아데라움 아파트에서와 중구 우정동 선경아파트와 약사동 래미안아파트, 남구 옥동 I파크 아파트 등 부산·울산지역 아파트 수십 곳에서 주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한반도 강진파장 ‘안전지대 무색’

[경향신문 2005-03-20 18:36]

20일 오전 기상청이 발령한 지진해일(쓰나미) 경보로 한반도 전역에 한동안 위기감이 감돌았다. 더욱 큰 충격을 준 대목은 그간 ‘지진 안전지대’로 인식돼온 우리나라 전역이 일본 후쿠오카 지진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었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지진이 물러갔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났던 ‘쓰나미 재앙’이 우리나라에도 닥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이러한 이상 현상 원인으로는 우리나라가 대지진 발생 위험지역 1순위인 일본과 인접해있다는 사실이 꼽히고 있다. 기상청 김승배 공보관은 “일본에서 큰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일본열도가 매년 약 8㎝씩 북서진하는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이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경계면에 위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후쿠오카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도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며 세력 다툼을 펼친 결과라는 얘기다.


특히 한반도와 함께 유라시아판에 속해 있는 후쿠오카에 강진이 일어났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후쿠오카는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면으로 지진이 빈발했던 일본 동부와 달리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이번 지진은 ▲유라시아판에 단층작용이 일어나고 있고 ▲동해 지역이 진화 과정에서 화산활동, 단층운동, 압축작용을 받으며 불안정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관측과 맥락을 같이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 매년 20~30회씩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5월말 경북 울진군 동쪽에서 발생한 규모 5.2의 강진은 한반도 지진관측 이후 100년간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독일 포츠담 지구물리연구소 최승찬 박사는 기상청 초청세미나에서 “인공위성으로 한반도의 지하 정보를 분석한 결과 주변 지각판들 중 한쪽 힘이 강해지거나 약해지면 힘의 균형이 무너져 대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또 동해와 남해 지역의 해저 지반이 불안정해 지진해일이 닥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현철 박사는 ‘연안지질 위험요소 연구보고서’에서 “일본 북서쪽에서 규모 7~8 정도의 대지진이 발생하면 90분 안에 해일이 우리나라 동해안까지 밀려오게 된다”고 밝혔다.


지질자원연구원 이희일 지진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지진 관측 역사가 짧고 한반도의 지질, 지반의 특성이 많이 연구되지 않아 안전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결론내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손놓은 재난대비 ‘흔들린 한국’

[경향신문 2005-03-20 18:36]

20일 발생한 지진해일은 다행히 큰 피해없이 넘어갔지만 우리의 재난관리체계를 점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지진의 특성상 사전 예측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 이번 지진해일 규모가 컸다면 큰 피해가 났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태풍같이 예보가 가능한 자연재난의 경우 대비할 시간이 있지만 해일은 신속한 경보를 통해 대피하는 것이 최상의 대비책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상청의 통보가 워낙 늦었다는 것이다. 10시53분 일본 후쿠오카 북서쪽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했지만 기상청은 11시7분에서야 이를 확인했다. 일본 기상청이 지진발생 즉시 확인하고 대응책을 마련했던 것과 큰 차이다.


기상청이 지진으로 지진해일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 지진해일 주의보를 내린 시간이 11시20분이다. 기상청은 남해안은 11시30분, 동해안은 12시10분에 0.5m의 해일이 닥칠 것으로 예상하고 지진해일주의보를 내렸다.


하지만 기상청의 통보가 늦으면서 해당 지역에 통보해야 할 소방방재청 재난종합상황실과 재난방송을 해야 할 각 방송사도 연이어 대응이 늦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김승배 공보관은 “여러 곳에 설치된 지진센서를 통해 정확한 진앙지와 시를 알아내 보고하고 언론자료를 만들어 보내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지진해일 발생으로 인한 긴급 대피 통보가 시·도에서 시·군·구를 거쳐 현장에 전파된 시각은 11시46분에서 11시50분 사이로 지진해일주의보는 동해안 지역을 제외하고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등 해변에선 행정봉사실에서 확성기를 통해 해일주의보 발령과 해수욕장 대피 방송을 했음에도 주민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대피를 하지 않았다. 이것은 긴급 재난사태에 대한 심각성이나 대피요령 등의 교육이 부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교적 빠른 재난방송을 이용한 상황전파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각 방송사는 11시7분 기상청의 2번째 통보를 바탕으로 자막을 내보냈다. 하지만 대부분 방송사는 남해안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사실만 처리했을 뿐 중요한 지진해일에 대비하라는 기상특보는 MBC의 경우 11시32분에 방영했고, KBS는 이보다 늦은 11시48분 이뤄졌다.


SBS는 11시56분에야 방송, 사실상 남해안에는 지진해일이 지나간 다음 방송이 이뤄졌다.


by 지금 | 2005/03/20 19:27 | 이슈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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